여러 회원이 함께하는 수업을 가정해보겠습니다. “반대쪽으로 바꿔볼게요”라는 안내에 한 사람은 움직이던 팔을 바꾸고, 다른 사람은 몸이 향한 방향을 바꿉니다. 실제 회원 사례가 아닌 가상 장면이지만, 이 말을 듣고 무엇을 바꿔야 할지 잠깐 망설여지지 않나요?

강사는 팔을 바꾸라는 뜻으로 말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몸이 향한 방향은 그대로 두고, 이번에는 왼팔로 바꿔볼게요”라고 알려주면 됩니다. ‘반대쪽’이라는 말에 빠져 있던 대상을 넣으니 다음에 할 일이 분명해집니다.

020편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답하는 방법을 다뤘습니다. 이번에는 여러 사람이 같은 설명을 듣고도 다르게 움직였을 때, 수업 중에 안내를 어떻게 고칠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모두에게 할 말과 한 사람에게 할 말

여러 회원이 같은 대목에서 망설이면 전체 안내를 잠시 멈추고 빠진 내용을 알려주세요. 앞의 장면에서는 몸의 방향을 유지하고 팔만 바꾼다는 설명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한 회원에게만 필요한 말을 할 때는 누구에게 하는 안내인지 먼저 밝혀야 다른 회원들이 자신의 동작까지 바꾸지 않습니다.

혼자 다르게 움직이는 회원에게는 “제가 말씀드린 반대쪽을 어느 쪽으로 이해하셨어요?”라고 물어볼 수 있습니다. 팔을 바꾸라는 뜻은 알았지만 동작을 수행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습니다. 강사가 아직 모르는 사정도 있을 겁니다. 대답을 듣고 나면 설명이 부족했는지, 다른 도움이 필요한지 조금 더 알 수 있습니다.

009편의 큐잉 이야기에서도 관찰과 해석을 나누었습니다. 여기서 관찰한 것은 ‘팔을 바꾸라는 안내 뒤에 몸의 방향을 바꿨다’는 행동입니다. ‘설명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이유까지 곧바로 정하지는 않는 겁니다.

설명에 빠진 한마디

설명이 잘 전달되지 않으면 해부학 용어나 비유를 더 붙이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먼저 어느 대목에서 혼선이 생겼는지 짚어보세요. 방향을 헷갈렸다면 기준이 되는 쪽을, 시작할 때를 놓쳤다면 기다릴 시점과 움직일 시점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필요한 말은 수업에서 하려던 과제에 따라 달라집니다.

미국운동협의회(ACE)의 공식 큐잉 교육 자료도 안내를 간결하고 과제에 맞게 전달하고, 참여자가 이해했는지 물어보도록 제안합니다. 같은 큐에도 사람마다 반응이 다를 수 있다는 점도 다룹니다. 일반 운동 지도에 관한 교육 자료이므로 필라테스의 특정 동작을 가르치는 정답으로 적용하지는 않습니다.

말로 방향을 짚기 어렵다면 짧은 시범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강사와 마주 보는 회원에게 강사의 ‘이쪽’은 반대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회원이 어느 방향을 보고 있는지, 그 자리에서 시범이 보이는지까지 고려해 안내해야 합니다.

한 번 시범을 보고 이해했다고 해서 그 회원을 특정한 학습 유형으로 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번 설명에서 말만으로 부족했던 부분을 시범이 채워주었을 수 있습니다. 다음 안내에서도 같은 방식이 통할지는 다시 들어보고 움직여봐야 알 수 있습니다.

다시 설명한 뒤에는

팔을 바꾸는 안내를 고쳤다면 회원들이 어느 팔로 바꿀지 이해했는지 봅니다. 체격이나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다르므로 동작의 모양까지 모두 같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고개를 끄덕여도 다음에 할 일이 여전히 막연할 수 있습니다. 다음 움직임을 짧게 말해달라고 하거나 시작 위치를 함께 짚으면 도움이 됩니다. 이때 한 사람을 앞에 세워 정답을 묻듯이 하기보다는, 수업을 이어가기 전에 서로 뜻을 맞추는 대화로 건네면 좋겠습니다.

수업 뒤에는 처음 한 말과 고쳐 말한 문장을 나란히 적어둘 수 있습니다. ‘반대쪽으로 바꾸기’ 옆에 ‘몸의 방향은 그대로 두고 왼팔로 바꾸기’를 적는 식입니다. 회원 개인을 평가하는 내용 없이도 다음 티칭 연습에 쓸 재료가 남습니다.

리본의 공식 교육과정에는 1:1 롤플레잉 기반 티칭 실습과 큐잉 훈련, 수업 운영·회원 응대 시뮬레이션이 안내되어 있습니다. 동료와 연습할 때는 듣는 역할도 맡아보세요. 설명을 들은 사람이 다음에 무엇을 하려 했는지 말하고, 강사 역할을 맡은 사람이 의도와 맞는지 들어보는 겁니다. 이 역할 교대 연습은 이 글의 제안이며, 협회의 정해진 평가 항목이나 실제 수업 사례를 소개하는 것은 아닙니다.

수업에서 쓸 말을 혼자 읽을 때는 빠진 내용을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내 설명을 처음 듣는 사람의 대답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팔을 바꾸는지, 방향을 바꾸는지 한마디만 더 분명히 해도 다음 안내가 훨씬 쉬워집니다.

다음 글에서는 계획한 수업 시간이 부족해졌을 때,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줄일지 판단하는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